추석연휴, 누군가에겐 10일간 추가노동?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지 않기를 바라는 요양보호 돌봄노동자

관리자 | 입력 : 2017/10/09 [08:55]

오마이뉴스 2017. 9. 29. 자 김미현시민기자의 보도이다.

 돌봄노동자들이 "명절 휴일보장! 법정수당 지급! 돌봄노동자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요양보호 돌봄노동자들이 "명절 휴일보장! 법정수당 지급! 돌봄노동자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10일간의 긴 추석 연휴를 앞둔 27일,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이 열렸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돌봄지부에서 진행한 이번 기자회견의 현수막에는 "명절 휴일보장, 법정수당 지급"이라고 적혀 있었다.


 
▲  돌봄노동자들이 "명절 휴일보장! 법정수당 지급! 돌봄노동자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해마다 명절이 되면 전국 곳곳은 고향에 갈 생각, 가족과 지인을 만날 생각, 휴가를 보낼 생각, 명절 상여금에 대한 기대로 등으로 들뜬다. 하지만 명절이라고 해서 모두가 즐거운 것은 아니다. 오히려 명절이 더 견디기 힘든 노동자들이 있다. 장애인 활동보조인, 간병인, 요양보호사들과 같은 돌봄 노동자이다. '돌봄 노동' 혹은 '사회서비스노동'이라고 명시하지만 이용자의 일상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필수적인 노동이다. 이들은 명절이라고 해서 남들처럼 고향에 내려갈 수도 휴가를 보낼 수도 없다.

그렇다고 해서 돌봄 노동자들이 명절에 상여금을 받는 것도 아니고 수당을 더 받는 것도 아니다. 장애인 활동보조인의 경우 명절에 근무를 할 경우 1.5배의 특별수당을 지급한다고 하지만 월 총 급여시간의 한도 내에서 지급되는 것이라 명절 특별수당을 받을 경우 다른 날의 근무가 줄어들어 실질적으로는 그 달에 받는 임금은 똑같다. 결국 장애인 활동보조인은 명절에 쉴 수도 없을뿐더러 명절에 일하더라도 급여가 올라가는 것도 아니다.

 
요양보호사는 시설의 경우 교대제 근무라 명절이라고 해서 특별히 쉴 수 있거나 수당을 받거나 할 수 없다. 명절에도 평소와 똑같이 교대근무를 할 뿐이고 특별한 의미가 없다. 재가 요양보호사의 경우 시급제 근무이기 때문에 명절이 오히려 '공'치는 날이 되거나 명절에 근무하더라도 특별수당이 없어 오히려 상대적 박탈감만 가중될 뿐이다.

서울의 한 시립요양원의 요양보호사는 "임시공휴일이건, 연휴 명절이건, 십여 일에 가까운 휴일이건간에 요양보호사에게는 그저 바라만 봐야 하는 현실입니다. 노동법상 법정 공휴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무원을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쉬는 휴일에 일을 하고도 제대로 된 댓가도 받지 못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일인가"라며 부당함을 호소했다.

간병인은 더욱 심각하다. 대부분 간병인은 노동자성이 인정되지 않아 근로기준법도 적용되지 않고 업무상 재해를 당하더라도 산업재해보상 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도 없다. 명절상여금, 명절 휴일은 꿈도 꿀 수가 없다. 기자회견에서 마이크를 잡은 간병인은 "저희도 추석 연휴면 가족들과 맛있는 식사도 하면서 덕담도 나누고 싶고, 종일 늘어지게 쉬어보고도 싶습니다. 그렇지만 환자가 우선이기에 명절을 보내는 것이 저희의 일상"이라고 덧붙였다.

 
▲  돌봄노동자들이 "명절 휴일보장! 법정수당 지급! 돌봄노동자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돌봄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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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기준법상 명시된 유급휴일은 주휴일과 노동절뿐이고 재량으로 정할 수 있는 설날, 추석 등의 휴일을 대부분의 요양기관과 장애인 활동지원 중개기관은 유급휴일로 지정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돌봄 노동자에게 명절 등의 법정공휴일은 '공'치는 날이거나 여느 때와 다름없는 근무하는 하루일 뿐이다. 또한 돌봄 노동자 대부분은 50~60대 중고령 여성노동자로서 피치 못하게 무급휴일이나 연차를 신청하고 가정에서 과중한 가사노동을 하거나 명절 때 빠진 인원으로 오히려 명절의 노동강도는 오히려 가중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지 않기'를 바라는 돌봄 노동자

돌봄 노동자들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지 않기'를 바랄지도 모른다. 돌봄 노동자들도 명절에 쉴 수 있기를 바라며 잠시만이라도 명절의 풍요로움을 느끼길 바란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일상적인 추석의 풍경이나, 자신들의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이다.

그러기 위해선 이른바 법정공휴일을 유급휴일화 하여 모두가 동등하게 쉴 수 있거나 수당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장애인 활동지원제도의 급여기준 개선 및 월급제 시행, 요양시설의 인력 기준 개선, 재가 요양보호사 월급제 시행, 간병노동자의 병원 직접 고용이 이루어져야 돌봄 노동자들에게도 명절이 명절다울 수 있다.

27일 오후,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돌봄노동자가 말하는 사회서비스공단 설립 방향" 토론회가 열렸다. 사회서비스공단을 설립하고, 정부가 늘리겠다는 32만개의 일자리는 풍요로운 명절을 보낼 수 있는 일자리이길 고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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