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형만 가능한데 벌금형 내린 법원

관리자 | 입력 : 2017/09/09 [19:22]

 

아래 내용은 경향신문 9일자 보도이다.


 형법에 따라 징역형 처벌만 가능한 직무유기 혐의 경찰관에게 법원이 자의적으로 벌금형을 선고하고, 검찰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그대로 벌금형이 확정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공무원연금법에 따라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퇴직급여가 절반이 되지만, 벌금형을 받으면 전부 받을 수 있다. 벌금형을 받아낸 변호인은 부장판사 출신의 이른바 전관 변호사.

 

8일 이 사건 판결문 등을 보면, 서울 강남경찰서 교통과 팀장 (54·경위)201511월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에서 교통 단속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같은 경찰서 동료 경찰관에게서 논현파출소장 지인이 음주운전에 단속됐으니 알아봐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씨는 그의 부탁대로 음주 혐의로 세워둔 운전자에 대해 음주 측정을 하거나 진술을 받지 않고 보내줬다가 뒤늦게 이 사실이 적발돼 직무유기 혐의로 지난 1월 기소됐다.

 

형법 122조에 정해진 직무유기의 법정형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이며 벌금형은 없다. 벌금, 징역, 무기징역, 사형 등은 종류가 다른 처벌이라 경계를 넘지 못한다. 이에 따라 1심인 서울중앙지법 형사단독 판사는 씨에게 징역 3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에 씨는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그런데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재판장 장일혁 부장판사)가 지난 6월 항소를 받아들이면서 법정형에도 없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가 근거도 없는 벌금형을 선고했지만 검사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부장판사 출신의 변호인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결국 대법원 상고기한인 7일이 지나면서 씨에 대해 벌금 500만원이 확정됐다.

 

법조계 관계자는 벌금형을 규정하지 않은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 벌금형을 선고한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직무유기 재판이 흔하지는 않지만 형법에 법정형이 빤히 써 있는데 재판장도, 검사도, 변호사도 입을 다물고 있었다는 게 의아하다고 말했다. 판사가 직무유기죄에 벌금형이 없어서 부당하다고 판단했다면 이 조항을 헌법재판소에 위헌 제청해 판단을 물어보는 절차도 가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공무원연금법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퇴직급여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따라서 씨가 1심대로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으면 퇴직급여가 줄어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항소심에서 받은 벌금형은 금고 이상의 형이 아니어서 씨는 퇴직급여를 그대로 받을 수 있게 됐다.

 

항소심에서 씨를 변론한 박모 변호사는 부장판사 출신으로 몇 해 전 법복을 벗고 개업한 전관이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비상상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도 재판이 법에 위반된 것이 발견되면 검찰총장이 대법원에 비상상고할 수 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9090600005&code=940301#csidx99306be272cb3d6b5ceb9222f44d2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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