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보호사 "월급이 너무 적다"

최근 한겨레신문 김선식기자의 보도

관리자 | 입력 : 2017/08/27 [08:55]

아래는 최근, 한겨레 신문에 "월급이 너무적다'라는 제하의 글을 요양보호사만 발췌보도한다.


최미영(54·가명)씨는 경기도 의정부의 한 요양원에서 일하는 최저임금 노동자다. 정확히 2017년 최저임금 시급 6470원을 받고 있다. 한 달 기본급은 135만2230원. 한 달 209시간(주휴수당 포함)에 시간당 6470원을 곱한 값이다. 여기에 보건복지부가 요양보호사의 중노동·저임금 환경을 감안해 2013년 3월 도입한 요양보호사 처우개선비 10만원이 더 붙는다. 세전 급여 약 146만원. 세금과 식대를 떼고 난 130만원 남짓이 실수령액이다. 최씨는 “다른 요양원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들 얘길 들어봐도, 급여가 똑같다”고 말했다.

요양원 입소자는 현재 30명이다. 요양보호사 12명이 그들을 돌본다. 입소자 2.5명당 요양보호사 1명 기준(노인복지법 시행규칙)에 맞춘 것이다. 하지만 실제 요양보호사 1명이 실시간 돌봐야 하는 입소자는 4~5명이다. 주간(오전 9시~저녁 6시) 근무조 1개와 야간(저녁 6시~아침 9시) 근무조 3개가 돌아가기 때문이다.

최씨는 현재 주간 근무조다. 그가 하는 일은 한숨에 다 나열하기도 힘들다. “기저귀를 갈고, 화장실에 데려가서 똥오줌을 처리하고, 식사 시간에 밥을 먹이고, 약도 챙겨 먹이고, 세수랑 목욕 시키고, 일주일에 한 번은 이불·베갯잇·겉옷·속옷 빨래를 하고, 청소기 밀고 바닥 닦고, 일주일에 한 번 벽도 닦고, 정수기·소파·창틀·간이옷장을 닦는다. 어르신들 욕창 걸릴까봐 수시로 누운 자세도 바꿔줘야 한다.” 최씨는 “원래 요양보호사가 하면 안 되는 일을 하는 거다. 약 먹이는 일은 요양원에 간호사 또는 조무사가 1명이라서, 빨래와 청소는 위생사가 1명이라서 어쩔 수 없이 한다”고 설명했다. 여성 요양보호사에겐 성추행도 발생한다. “남자 어르신들이 성기를 (일부러) 노출하거나 (요양보호사) 가슴을 만지는 성희롱도 감수해야 한다. 남성이 여성을 목욕시키는 건 안 된다면서 왜 여성 요양보호사가 남성 어르신을 목욕시키는 건 괜찮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성추행, 수당 없는 야간노동…

점심시간은 낮 12~1시 총 1시간이다. 그 시간은 무급 휴게시간이지만, 쉴 수 없다. “보통은 오전 11시30분에 어르신들을 휠체어에 태워서 물통·앞치마·입수건·양치컵·물을 챙겨놓고 밥이랑 양치를 다 하면 12시30분이 된다. 그때부터 요양보호사 대여섯 명이 돌아가며 밥을 먹는다. 밥 먹는 시간은 15분 정도. 복도에서 믹스커피 마시는 시간은 10분 정도. 나머지 시간엔 어르신 돌보고, 일지 쓰고, 미처 못한 빨래 널기를 하는 식이다.”

최씨가 야간근무조로 일했을 땐, 계약서상 휴게시간과 실질 휴게시간의 차이가 더 컸다. 근로계약서에서 휴게시간은 밤 12시~새벽 6시, 총 6시간이다. 하지만 야간근무조 3명이 2시간씩 잠을 안 자고 어르신들을 돌본다. 실제 쉬는 시간은 총 4시간인 셈이다. “그마저도 자는 동안 문제가 생기면 셋이 다 달려들어 어르신들을 봐야 한다. 그렇게 일하는데 야간수당은 밤 10시부터 12시까지만 적용된다.” 휴게 공간도 따로 없다. “간이침대도 없고 복도에 있는 소파에 눕거나 복도 바닥에 이불을 펴고 잔다.” 최씨는 특히 집안일로 결근할 때 회사가 하루치 급여를 공제하는 관행에 분노했다. “우리는 일하는 시간, 쉬는 시간, 빨래, 청소 가리지 않고 회사를 위해 일하는데 회사는 일하는 사람 사정을 눈곱만큼도 안 봐준다.”

최씨는 연봉 2400만원을 받는 사무직 회사원이었다. 퇴사 뒤 2016년부터 요양보호사로 일했다. 요양보호사를 하려면 국가자격증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2008년 7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실시되면서 요양보호사 국가자격제도가 도입됐고, 2010년부터는 교육 수료에서 시험 합격으로 자격 조건이 바뀌었다. 현재 전국 요양보호사는 31만여 명으로 추산된다(국민건강보험공단·2016년 기준). 요양보호사가 국가자격제도로 전환된 지 10년째, 요양보호사의 열악한 노동조건은 계속되고 있다.

정부도 그 심각성을 알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나서서 노인장기요양보험법 개정을 이끌었다. 2016년 5월 개정된 법에선, 장기요양기관들의 재무·회계 기준을 시행령으로 정하고, 기관이 받은 보험급여 가운데 일정 비율을 인건비로 지출하도록 규정했다. 기관장들은 반발했다. 재가장기요양기관장 667명이 개정법에 대해 과잉금지 원칙을 위배해 직업 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6월29일 이를 기각하며 이렇게 판단했다. “2008년 월평균 급여가 156만9천원이었지만 장기요양보험 도입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0년 151만3천원이 되었다. …장기요양요원의 낮은 임금수준과 불안정한 고용형태는 안정적인 양질의 장기요양급여 제공을 어렵게 만들었고, …장기요양원에 대한 근로조건의 개선이 시급하게 요구되기에 이르렀다.”

“최저임금 1만원은 되어야”

최씨의 목소리는 분하고 절박했다. “우리는 똥 치우고 오줌 치우고 목욕시키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데 월급이 너무 적다. 최저임금 받고 할 일이 아니다.” 그는 2018년 최저임금 시급 7530원에 대해 “우리도 오를 테지만 일하는 환경은 별로 바뀌지 않을 것 같다. 그런 걸 따지면 최저임금 1만원은 되어야 한다. 계속 참고 일하니까 자꾸 불합리한 일만 생긴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7월15일 2018년 최저임금(시급 7530원·월단위 157만3770원)의 영향을 받는 노동자가 277만 명(고용노동부 고용형태별 근로실태 조사 기준·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기준 463만 명)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의정부(경기)= 김선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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