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노인 돌봐도 최저임금 하겠어요?"

노인생활과학연구소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중부지사는 한일 양국 노인 돌봄 시스템의 전문화 방안을 찾기 위한 특강 2일 부산일보 보도

관리자 | 입력 : 2017/11/06 [08:13]

  ▲ 노인생활과학연구소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중부지사는 한일 양국 노인 돌봄 시스템의 전문화 방안을 찾기 위한 특강을 열었다. 노인생활과학연구소 제공

 
2일자 부산일보 "국내 '요양보호사'의 현실과 과제 "힘들게 노인 돌봐도 시급 1만 원도 못 받는데 하겠어요?" 제하로 보도는데, 대한민국요양보호사들의 현실은 기사보다도 더 열악하다.
 
노인 돌봄의 최선전에 선 감정노동자. 요양보호사는 해마다 10만 명가량 배출된다.
 
노인 돌봄 최전선서 분투하지만
가사도우미보다 열악한 처우에
자격증 취득자 75%가 중도 포기
 
일본은 개호복지사 체계적 양성
5년 경력 땐 매니저 자격 등 우대
"보호사 전문성 갖춰야 노인 행복" 

2008년 7월 노인장기요양보험제가 시행된 후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자는 140만 명. 하지만 활동 중인 요양보호사는 33만 명 선에 그친다. 그만큼 요양보호사란 직업이 힘겹다는 의미다.  

요양보호사들이 행복해야 돌봄 노인도 행복할 수 있다. 초고령사회(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 20% 이상) 진입을 눈앞에 둔 때, 요양보호사의 처우를 개선하고 전문성을 강화해 노인 돌봄 시스템이 자리 잡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노인생활과학연구소와 국민건강보험공단중부지사는 10월 28일 오전 국민건강보험공단중부지사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의 노인 돌봄 시스템을 비교해 요양보호사 전문성 강화 방안을 찾는 노년학 특강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일본 고베여자대학교 건강복지학부 요코야마 마사코 교수, 김윤기 국민건강보험공단중부지사 장기요양보험센터장, 김동주 한국요양보호사협회 부산지회장 등 전문가 20여 명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진행했다.  

일본 고베여자대학교와 노인생활과학연구소는 일본의 개호복지사제도와 한국의 요양보호사제도를 비교해 개선 방안을 찾아가는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개호복지사 5년 일하면 매니저로  

일본 고베여자대학교 건강복지학부 요코야마 마사코 교수는 "일본은 2000년 개호보험제도 제정 이후 빈곤층 노인뿐 아니라 65세 이상 모든 노인을 대상으로 개호의 사회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가하는 노인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실정이다. 일본은 대학이나 전문학원에서 1850시간 교육을 통해 개호복지사를 양성하고 있고, 개호인력도 사회복지사와 같은 수준으로 교육한다. 그러나 젊은 인력이 부족해 외국인 노동자 등으로 부족한 개호 인력을 수급하고 있다.

개호복지사 인력 전문화 방안도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다. 요코야마 마사코 교수는 "개호직 종사자 경력을 인정하는 인정개호복지사제도를 도입해 5년 경력의 개호복지사는 돌봄매니저가 되는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을 주는 등 지속적으로 경력을 높이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개호복지사 자격 취득자는 108만 5994명. 이중 실제 활동하는 개호복지사는 64만 4175명으로 자격증 취득자 58%가 활동 중이다. 개호보호사의 월 평균 임금은 22만 5000엔(한화 약 220만 원) 정도. 급증하는 노인 돌봄 수요에 비해 여전히 부족한 개호보호사 인력은 ICT(정보통신기술)와 로봇 등으로 대체하고 있다.
■8년 일해도 처우는 늘 제자리 걸음 

김동주 한국요양보호사협회 부산지회장은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자 중 25%만 실제 활동해 자격증 있는 요양보호사들이 사회에 나오도록 독려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지회장은 "가사도우미 시급은 1만 2500원이지만 요양보호사의 시급은 4대 보험 보상을 포함해도 1만 원이 채 되지 않는다"며 "불합리한 처우가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선자 효사랑노인복지센터장은 "재가센터를 8년 운영하는 동안 요양보호사 처우는 늘 제자리 걸음이었고, 돌봄 대상자나 가족들은 요양보호사를 가사도우미 정도로 인식하는 경우도 있어 마음에 상처를 입은 요양보호사들이 현장을 떠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요양보호사의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는 처우 개선, 노인 돌봄 전문 인력으로서 요양보호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치매 관리 교육 등 요양보호사 전문 교육 강화가 절실한 이유다. 하루 3시간으로 정해진 요양보호사 근무 시간도 노인 돌봄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노노케어 시대 노인 돌봄이 갈 길 

노인 돌봄은 개별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사회의 문제다. 이재일 그랜드요양병원 원장은 "노인 인구 증가 속도에 비해 돌봄 인력 공급이 부족하니 노노케어 시대는 올 수밖에 없다"며 "요양보호사 전문성 강화를 위해 경력 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내야 요양보호사라는 직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개호복지사 사례처럼 5년 이상 근무 경력이 있으면 돌봄매니저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노인 돌봄은 전반적인 토탈 케어인 만큼 요양보호사 교육도 업무 경력에 따라 차등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노인생활과학연구소 한동희 소장은 "요양보호사는 노인 돌봄 최선전에서 일하는 인력이기 때문에 요양보호사가 전문성을 가져야 돌봄 노인도 행복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와 일본의 사례를 비교하며 노인 돌봄이 가야 할 방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강승아 선임기자 se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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